- 1. 스마트 게이트 시대에 문득 꺼내본 서랍 속 낡은 종이 뭉치들
- 2. 무등경기장부터 챔피언스 필드까지 티켓에 새겨진 희로애락의 기록
- 3. 영수증처럼 변해가는 실물 티켓의 아쉬움과 변치 않는 팬심
1. 스마트 게이트 시대에 문득 꺼내본 서랍 속 낡은 종이 뭉치들
안녕 기아 팬 동생들 형이야. 요즘은 야구장 갈 때 다들 스마트폰 앱으로 모바일 티켓 예매해서 바코드만 찍고 스마트 게이트로 쓱 들어가는 시대잖아. 너무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지만 가끔은 매표소 앞에 길게 줄 서서 빳빳한 종이 티켓을 손에 쥐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해.
며칠 전에 작업실 책상 정리를 하다가 서랍장 깊은 곳에서 형이 20대 때부터 모아뒀던 타이거즈 직관 종이 티켓 뭉치를 발견했어. 고무줄로 칭칭 감아놓은 그 빛바랜 종이들을 한 장씩 넘겨보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그날의 공기와 냄새가 확 밀려오더라고.
2. 무등경기장부터 챔피언스 필드까지 티켓에 새겨진 희로애락의 기록
티켓 한 장 한 장이 형한테는 일기장이나 다름없어. 글씨가 다 날아가서 흐릿해진 무등경기장 시절의 낡은 티켓을 보면 친구들이랑 쥐포 뜯으면서 신문지 응원하던 풋풋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2014년 챔피언스 필드 개장 원년에 갔던 깨끗한 티켓을 보면 새 야구장을 보며 가슴 벅차올랐던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있거든.
어떤 티켓에는 크게 역전승을 거두고 신나서 티켓 뒷면에다 점수를 큼지막하게 적어놓은 것도 있고 비 오는 날 우비 입고 덜덜 떨면서 보다가 져서 꼬깃꼬깃 구겨진 채로 주머니에 처박아뒀던 흔적이 남은 티켓도 있어. 이 작은 종이 쪼가리 안에 형의 20대와 30대 그리고 우리 타이거즈의 눈물과 환희가 다 녹아있는 셈이지.
3. 영수증처럼 변해가는 실물 티켓의 아쉬움과 변치 않는 팬심
요즘 야구장에서 발권하는 실물 티켓들은 예전처럼 선수의 폼나는 사진이 풀 컬러로 들어간 빳빳한 재질이 아니라 마트 영수증 같은 감열지 형태로 많이 바뀌었잖아. 시간이 지나면 잉크가 다 날아가서 백지가 되어버리는 걸 보면 수집하는 덕후 입장에서는 참 씁쓸하고 아쉬워.
시대가 변하고 티켓의 형태도 바뀌어 가지만 경기를 보러 가기 전날 밤의 그 설렘과 승리했을 때의 벅찬 감동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절대 변하지 않는 것 같아. 이번 주말에는 모바일 티켓 대신 지류 티켓으로 발권해서 이 소중한 타이거즈 수집함에 새로운 2026년의 추억을 한 장 더 끼워 넣어봐야겠어. 다들 서랍 속에 잠들어 있는 티켓이 있다면 오늘 한번 꺼내서 그 시절의 나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.
